"컵에 샤워기에 물을 받아주세요." (컵에 샤워기로 물을 받아주세요)
딸이 목욕을 하고 있었다.
불러서 가보니 컵에 물을 담아달라고 하였다. (제일 위에 인용구)
물이 흐르면 빙글빙글 돌아가는 장난감에 물을 부으려고 하는 것으로 생각해서 세면대에서 물을 받아 컵을 주었다.
그랬더니 컵에 물을 쏟아버리더니 샤워기에서 물을 받아달라고 한다.
내 관점에서 샤워기에서 받은 물이나, 세면대에서 받은 물이나 똑같다고 생각했는데 딸은 그게 아니였나보다.
하지만 놀이에서 필요한 것은 장난감에 부을 물(1차 목표)인데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이 생각한 방법(수단)과 같지 않았다고 물을 쏟아버린 것이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바닥이 아닌 장난감에 부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위의 에피소드가 있기 몇 시간 전에 자바 초보 카페에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어서 답변을 했다.
제목: 커널 공부 질문드립니다.
내용: 현재 자바 프로그래밍은 초중급 정도 되는 수준이며, 요즘 C++ 스터디에 관심이 많아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커널을 배워본 적 없어서 스터디에 지원할까 고민중인데,
C++이 HW, OS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알고 싶어 커널을 공부하고 싶은데, 리눅스 커널을 공부하는게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C++을 프로그래밍하기 위해서 윈도우 커널을 배우는게 맞는 건가요?
아니면 리눅스 커널을 먼저 공부해도 되나요?
내가 답변을 하기 전에 다른 사람이 댓글을 달았는데 아래와 같다. (A: 답변자, Q: 질문자)
A. C부터 배우세요.
└ Q. C도 공부했습니다.
└ A. C에서 이루어지는 메모리 관리나 파일 처리에 대해서도 잘 아시는 수준인건가요. 헬로월드 해본 거 말고요.
└ Q. 네넵 공부했습니다
└ A. 잘 아냐고 물었는데 공부했다고 대답하는 건 답이 아닌 거 같습니다만.. 리눅스 커널 책 사서 보세요. 리눅스 커널은 C로 작성되었습니다.
└ Q. C보다는 C++에 더 관심이 많아서요. C++이 C의 영향을 받았다고 해도, 어느 것을 먼저 배우든 순서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C++ 위주로 공부한다면 리눅스 커널을 공부해야하나요?
└ A. C++ 공부랑 커널 공부랑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습니다
└ Q. C++은 메모리 관리를 직접 해주어야 해서, OS와 HW를 알아야 합니다
└ A. 그럼 C도 메모리 관리를 직접 해줘야 하니 C 배우시면서 이미 OS랑 HW도 다 배우셨겠네요
└ Q. 그건 아닙니다. C보다는 C++을 앞으로 더 공부하려고요. 조언을 얻고자 글을 올린 것인데, 왜 따지시는 거죠? 훼방만 놓으니 매우 불쾌하네요.
└ A. C++ 기본부터 익힌 뒤에 고민하셔도 됩니다. OS랑 더 가까운건 C고요. 그래서 전 C++ 배우기 전에 커널 걱정하는게 이해가 안되기 때문에 말씀드린 겁니다. 그리고 OS를 잘 아는게 꼭 커널을 잘 알아야 한다는 의미도 아닙니다.
└ Q. C++과 OS와 HW를 병행하면서 공부하는게 좋다는 선배들의 얘기를 듣고 고민하여 글을 올린 것입니다. 객체지향 언어에 더 관심이 많다보니 C보다는 C++을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 A. 위에도 썼지만 그 OS란게 굳이 커널을 공부해야 된다는 의미는 아니고요. 어쨌든 저는 병행보다는 어느 정도 기본적인 프로그래밍 능력이 된 다음에 공부하는게 좋다고 봅니다. 시간이 남아도는게 아니라면 더더욱이요. 그리고 C로 된 시스템 콜들도 이미 보셨을텐데(read, write, fork 등) 그런 것들만 제대로 공부하셔도 많이 얻습니다. 선배들이 무슨 얘기 했는지 몰라도 C++과는 좀 방향이 다른 거 같네요.
위에 댓글을 좀 자세히 읽었다면 해당 질문글에 댓글을 다는 우를 범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 질문자는 이미 본인이 정한 수단을 바꾸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치 아래 그림이 잘 설명해준다.
하지만 이미 논쟁에 발을 집어 넣었을 때는 박성호의 어쩌다 한국은이라는 책의 조언을 따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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